10여년 전 ‘저렴이(저가) VS 고렴이(고가)'라는 소비자 자발적 캠페인의 결과...

지난 10여 년 전쯤에 한국의 화장품 시장은 ‘저렴이(저가) VS 고렴이(고가)'에 대한 비교가 유행을 했다.

소비자들이 로드샵의 메이크업부터 기초화장품까지 국내의 제품과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과 품질, 용량 등 객관적인 데이터를 꼼꼼하게 정리한 내용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했다. 새로운 시도에 시장의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특히 소비자들은 그동안 글로벌 고가 브랜드의 ‘갑질’ 자세에 대한 저항이었다. 이때 글로벌 고가 브랜드의 국내 판매 가격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높았다. 거기다 다른 국가들의 판매 가격을 인하했는데도 불구하고 국내 판매 가격은 오히려 인상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이때 언론은 ‘국내 소비자는 봉‘ 혹은 ’호갱’이라고 표현했다.

뿐만 아니다. 화장품은 고관여도 재화로 분류된다. 가격도 만만치 않고 결정을 잘못하면 버려야 한다. 때문에 구매하기 전에 샘플을 사용하면서 피부 트러블 체크와 향 등 기본적인 사항을 체크하고 카운슬러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 같은 샘플도 돈을 받고 판매했다. 이후에는 수백 명 혹은 수천 명에게 무료로 샘플을 증정하는 마케팅을 시행해 아이러니한 행동을 했다.

이 같은 행동을 가능하게 한 것은 로드샵이다. 시장에 새로 진출하면서 기존에 형성된 구도 안에서는 빠른 시일에 시장에서 안정적인 지위를 확보할 수 없다. 때문에 이들 로드샵은 고가가 아닌 중저가라는 가격 정책을 표방했다.

저가라는 가격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때 3,300원짜리 마스카라가 대표적으로 회자됐다. 기초는 1만원 대였다. 시장은 매우 혼란스러웠다. 일부 로드샵은 글로벌 브랜드와 국내의 기존 브랜드의 특정제품과 비교 광고까지 감행했다. 해당 회사 간에 법정 다툼이 일어나는 등 화장품산업의 이슈가 됐다.

 

이 같은 ‘저렴이(저가) VS 고렴이(고가)'는 다양한 논란과 경험을 거치면서 경제학적인 용어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문화를 정착시켰다. 또 소비자들에게 합리적 소비문화를 지향하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로드샵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와 비교해 성분은 비슷하고 가격은 저렴한 품질경쟁을 유발시켰다. 동시에 이들 브랜드 보다 더 효과와 효능을 가지고 있는 연구 개발 경쟁을 지속하는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국내 화장품이 해외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샘플도 판매하면서 기세가 등등한 글로벌 고가 브랜드들은 점차 시장에서 지위를 잃어갔다. 현재는 신상품이 출시된다 하더라도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은 더 이상 없다. 친구가 사용해도 크게 우월적 지위는 약하다. 샘플을 공짜로 준다고 해도 별다른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지 않는다.

그토록 고집해 왔던 유통 채널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자신들은 고가의 명품이므로 백화점이나 명품관 혹은 면세점에 국한했다. 대중 채널인 메스 유통에서 판매한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현재는 기회가 되면 메스 채널에 진입을 하려고 한다.

자세의 변화가 없을 것 같았던 고가의 글로벌 화장품이 국내의 소비자와 로드샵의 끊임없는 도전으로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미미해졌다.

이제는 국내 시장의 트렌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에어쿠션을 비롯한 일부 제품의 경우에는 우리 것을 흉내를 내고 있다. 또 코스맥스를 비롯한 국내 OEM사로부터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고가 글로벌 브랜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화장품기업으로 자존심을 세우던 로레알이 패션의류업체인 ‘스타일난다’를 4,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방침을 결정했다. '3CE'라는 색조 브랜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에뛰드하우스나 클리오처럼 널리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다.

아무튼 세계 NO.1 화장품사인 로레알이 국내의 작은 색조 브랜드를 4,000억 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해 인수했다는 것이 현재의 사실이다. 그동안 자존심까지 다치면서 다른 나라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구매해 왔던 것을 조금이나마 보상을 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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